동네에는 신작로도 있었다. 어쩌다 속이 상하거나 하면 신작로를 걸어가며 미루나무 쳐다보는 것을 좋아했다. 내 기억 속의 고향은 ‘자연’이다. 여름에는 맑은 물에 멱을 감고, 산으로 산나물을 캐고 개구리를 잡으러 다녔다. 집에서 키우던 개와 돼지, 닭 같은 동물은 먹기 위한 가축이라기보다 같이 노는 동무였다. 서울에 이사 오느라 집에서 키우던 해피와 헤어져야만 했을 때, 나는 처음으로 깊고 깊은 상실감을 느끼며 눈이 붓도록 울었다.
그렇게 평화롭고 넉넉하던 고향을 ‘공부’ 때문에 떠나왔을 때, 서울의 첫인상은 삭막하고 좁은 동네였다. 연신내의 열세 평짜리 방에 할머니, 부모님, 네 형제 일곱 명이 말 그대로 살을 맞대고 복닥거리면서 살아야 했다. 세상이 확 좁아진 것 같고, 갑자기 아무 데도 갈 곳이 없이 막막해진 느낌이었다.
‘소외감’이라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던 것 같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 내 인생의 무대에서 갑자기 주변으로 밀려난 듯한 기분. 정들고 낯익은 곳에서 뿌리를 뽑혀 낯선 곳에 옮겨 심어진 식물처럼 나는 고향을 목마르게 그리워했다.
총선 때 경기도민들을 만나면서, 나는 그런 소외감이 나 혼자만 느꼈던 느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서울에서 살다가 밀려난 사람들은 밀려난 사람들대로, 경기도 토박이들은 토박이대로 아이들 교육에 대해서 걱정했고, 미래에 대해 불안해 했고, 나의 삶은 비주류가 아닌가 하는 박탈감과 아쉬움을 느끼고 있었다.
경기도에서 그런 마음을 느끼는 사람이 없도록 만들고 싶다. 경기도민들에게 경기도가 ‘고향’이 되도록 만들고 싶다. 항상 서울과의 비교대상이 되어 개발, 발전 경쟁의 들러리나 서는 존재가 아니라, 살아 있는 자연 속에서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건강한 아이들을 키우는 곳, 든든한 복지 네트워크 속에서 미래에 대한 불안 없이 삶을 영위하는 공간이 되도록 만들고 싶다.


